1. RSS배포에 대한 규약은 필요할까?
조선닷컴의 마이홈서비스는 자사의 프레임 안에 한겨레, 오마이뉴스, 경향, 프레시안 등 자신들과 논조가 상당히 다른 언론사뿐만 아니라 파워블로거라는 이름으로 (파워블로거의 선정기준이 무엇인지 심히 의심스럽긴 하지만) 개인블로거의 RSS를 끌어들이는 최근 유행하는
개인화페이지와 비슷한 개념의 서비스를 선보였다.
(추가내용 : 사용자가 자신의 의지로 RSS주소를 복사해서 개인화페이지를 구성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닙니다. 조선닷컴의 마이홈페이지에는 조선닷컴의 운영자가 RSS들을 "매뉴"의 형태로 보여주고, 사용자가 그 등록된 매뉴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관련한 병자군의 포스트는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치 않지만, 만일 “
정신병자의 인터넷 정신병동”이 조선닷컴의 마이홈서비스에 “파워블로거”라는 이름으로 추가된다면, 병자군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병자군은 개인적으로 조선닷컴의 프레임 안에 병자군의 블로그가 포함되기를 원치 않는다. 만일 그러한 일이 닥친다면 분명히
RSS의 삭제를 요구할 것이다.
만일 이러한 서비스가 일상화된다면? 병자군은 병자군의 RSS가 서비스되기를 원하지 않는 모든 종류의 서비스를 찾아다니며 매번 삭제해달라, 지워달라라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해야 하는 것일까?
Robot.txt처럼 RSS에도 표준화된 배포규약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역으로, 만일 그러한 배포규약이 존재한다면, 어떤 사용자는 단지 특정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RSS를 받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과연 RSS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2. 웹 2.0은 진정한 민주주의의 도구일까?
현실계의 민주주의는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특별한 노력 없이도
(단지 적정나이가 되기만 한다면, 비록 투표장까지의 이동이라는 약간의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자신들의 대표자를 자신들이 뽑는 간접적인 형태로라도 참여할 수 있다. 웹 2.0의 세상에서도 그것이 가능할까? 최소한 병자군의 부모님은 블로그는 고사하고 이메일을 사용하는 정도도 대단히 힘겨워한다. 또한 어떤 지역에서는 인터넷은 고사하고 전화조차 재대로 하기 힘든 것 역시 사실이다. 병자군의 부모님 또는 그러한 지역의 사람들이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문명의 이기”와 동떨어짐을 선택한 것일까?
블로그스피어, 웹 생태계만을 놓고 본다면, 일정수준 이상 민주주의가 작동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대상을
“현실계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 군상”으로 확대시켜 본다면? 웹 생태계 역시 단지
“선택받은 20%”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구글 역시
“선택받은 극소수의 개발자”를 모아서 그들에게 집중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엄청난 성공을 이루어낸 것이 아닐까?
2조의 발표내용에서 다루어진 “적응 못하는 자는 도태되어야 한다”라는 얘기에 대해서, 그것이 “참여와 협업”을 강조하는 웹2.0의 본질은 아닐까?
도움되지 못한다면 알아서 꺼져버리라는 무서운 의미가 웹2.0에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3. 롱테일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웹2.0경제학에서도 다루어진 내용이지만, 어쩌면 아마존에 진열되어 있는 책의 수가
전 세계에서 출판되어지는 모든 책들의 수의 20%에 불과한 정도일지도 모른다.
미국이라는 한정된 시장에서 움직이는 반스앤노블스는 미국시장에서 발행되는 책의 20%만 모을 수밖에 없었지만,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매장을 가질 수 있는 아마존은 당연히 전 세계의 책들 중 20%를 모아야 했을 것이고, 그 수가 미국에서 발행되는 책의 거의 100%에 육박하기 때문에 벌어진
“착시현상”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단지 그래프의 단위가 바뀌었을 뿐 여전히 세계는
(현실계는 물론, 이상계까지도!) 파레토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미국에서는 롱테일에 속하는 책일지라도, 영국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곳에서는 상위20%인 책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지역 및 사회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사는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지금
(미국에서는) 롱테일에 속한 책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아마존에서는) 의미있는 결과를 내고 있을 수도 있다.
(만일 이러한 사례가 정말 있다고 한다면) 웹에 의해 세계가 정말 하나로 재편된 이후에도 이렇게 지역에 기반한 롱테일이 의미있는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각 지역별로 모두 다른 관점과 다른 사고방식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면, 표준화라는 작업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4. 쿼드러플의 수익창출구조? – 웹 진화론에서
단지 맞벌이를 하는 것이 아닌, 부부가 모두 ‘저쪽세상’에 자신의 분신을 두고 그 분신들까지 수익을 창출하는
쿼드러플의 세계, 듣기에는 달콤하지만 맞벌이라는 환경이 왜 대두되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겠다. 혹시 맞벌이는 과거 혼자 수익을 창출해서 유지할 수 있었던
생활수준을 지금도 유지하기 위해 어떨 수 없이 선택하는
대안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일 이 가정이 맞다면,
쿼드러플의 세계는 혹시 ‘저쪽 세상’의 분신까지도 돈을 벌어야 겨우 지금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극도의 노동착취세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문명화의 과정 속에서 아프리카의 수많은 빈국들은 과거 한 사람만 적당히 사냥하면서도 유지할 수 있었던 생활수준을 온 가족이, 어린아이마저도 뼈빠지게 일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유지하고 있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웹2.0의 흐름 역시 어떠한 면에서는 “문명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 흐름 속에서 지금 현실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형태의 부조리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가?